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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25.12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COP30: 권리가 묵살된 기후 총회와 시민의 힘이 비춘 희망의 빛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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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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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25.12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30)가 막을 내린 가운데, 오늘 국제앰네스티는 올해 기후정상회의에서 시급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도출하는 과정이 단합과 책임성, 투명성의 부재로 번번히 발목 잡히며 사람보다 이윤을 위한 합의에 그쳤다고 논평하고, 그 사이에서도 희망을 엿볼 수 있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소개했다.

이번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진실의 기후 총회’를 표방하며, 최우선 기후정책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 세계인의 무치랑(Global Mutirão, 브라질 선주민 언어로 공동협력을 의미)’이라는 제목의 결정문을 준비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채택된 결정문은 기후변화의 제1원인인 화석연료에 관한 언급을 피한 것은 물론, “화석연료로 부터의 전환”은 소극적 합의에 그친 지난 COP28에서의 결정을 발전시키거나 재확인하는 것마저도 이루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의견 충돌을 거듭한 이번 총회는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금 방식의 원조 규모 확대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 그리고 산림 벌채의 종식을 위한 상세 구상과 같이 지금껏 지체된 정책에 대한 합의 또한 이루지 못했다. 현재 저소득 국가들의 기후피해 대응에 적어도 연간 3,00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저소득 국가들은 자신들이 초래하지 않은 기후변화의 막대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하며 고소득 국가들의 의무적인 기후예산 제공을 수년간 촉구해 왔다.

앤 해리슨(Ann Harrison) 국제앰네스티 기후정의 자문위원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브라질은 이번 COP30의 의장국으로서 누구도 뒤에 남겨놓지 않고 모든 목소리를 듣는 총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세계인의 무치랑이라는 구호에 수많은 시민사회와 선주민들이 화답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회의는 참여의 기회는 물론 포용성과 투명성의 부족을 드러냈다.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시민사회와 선주민이 모두 배제되었다.

이번 총회에 역대 최대 규모의 화석 연료 로비스트가 참석했다. 이는 누가 실질적인 참여권과 접근성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화석연료 사업을 계속 확장하며 마지막 한 방울의 석유까지 퍼 올리겠다는 그들의 파괴적인 계획은 여전히 소외된 이들과 전 인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한편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상들의 땅에서 열리는 총회를 바라보게 된 선주민들을 비롯하여 이번 총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강한 힘을 보여주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은 사람들 덕분에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sion) 체제 개발에 대한 결의가 별도로 성사될 수 있었고, 이로써 화석연료 감축 과정에서 영향 받을 노동자를 비롯, 개개인과 공동체의 권리 보호에  필요한 노력이 더 원활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이처럼 목소리와 행동으로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을 이끌어내고 선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인권이 더욱 존중받고 보호받을 수 있는 미래를 성공적으로 끌어당긴 모두에게 진심 어린 경의를 표한다.“라고 더했다.

 

구조적으로 부족한 포용성과, 의무 이행, 그리고 책임 규명

이번 COP30는 무치랑(Mutirão)이라는 표어를 내걸었음에도 상당 부분 각국 대표단만 참석할 수 있는 비공개 회의로 진행되며 최근 COP에 자리잡은 관행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시민사회 또한 의사 과정을 참관하지 못해 제대로 감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다. 합의 과정이 알력으로 점철된 데다 이처럼 투명성마저 부족한 상황이 COP의 본질적인 문제를 드러냄에 따라, 기후정상회의와 이를 주관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COP30에 동행한 청소년 환경운동가 레오넬라 몬카요(Leonela Moncayo)는 “나는 호의를 구하려고 이곳 벨렝(Belém)까지 온 게 아니다. 나는 모든 나라가 인권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환경을 지키는 일이 결코 비용이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회·문화적 투자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려고 왔다. 오염과 인권 침해는 정치적인 강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현실에 무감각한지를 증명할 뿐이다.” 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기후 정상회의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야 한다. 아울러 모두에게 비판의 자유와 평화적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효과적인 국제 기후 정책의 도출과 결정에 실질적으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의사결정 또한 과학적 근거에 대한 투명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COP30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위협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지성주의가 영향력을 발휘했고, 실제로 몇몇 국가는 권위 있는 기후과학 기관으로서 IPCC가 가진 공신력을 공격하고 과학과 젠더 이슈에 교조적인 입장으로 일관하며 논의를 흐렸다.

 

국가 간 격차가 큰 기후예산

이번 COP30에서는 고소득 국가들이 저소득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지원금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약속에 이르지 못하고 “공동 지원의 증가폭 확대”를 촉구하는 수준에 그쳤으며, 결과적으로 기후 피해 당사자들이 처한 위기를 전혀 줄이지 못했다.

지금도 화석연료 기업들은 매년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의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COP30과 같은 시기에 케냐 나이로비에서 UN 국제 조세 협력에 관한 기본협약(UN Framework Tax Convention)의 개발을 위한 회담이 진행되었던 만큼, 각국 정부는 화석연료 기업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해 오염자 누진세를 부과해야 한다.

해리슨 자문위원은 “국제 조세 원칙이 합의되어야 정부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국은 즉시 화석 연료 기업에 누진 소득세를 부과하고 화석 연료 생산과 사용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끊어야 한다.”라고 촉구하며 “이러한 조치를 도입한다면 빚을 지우지 않는 기후 예산을 위한 재원을 충분히 마련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년 총회를 바라보며

이번 COP 결정문은 부족한 내용에 그쳤지만, 일찍이 국제사법재판소는 각국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신의 성실을 기울이고 지구 기온 상승을 1.5 ℃ 이하로 억제할 국제법적 의무가 있다는 권고적 의견을 발표하며, 오염 주범에 대한 책임 추궁과 현재와 미래 세대의 기후피해 구제가 국가의 의무임을 못박은 바 있다.

이제 전 세계의 시선은 내년에 있을 COP31을 향하고 있다. 총회 개최지와 의장직을 분담하게 된 튀르키예와 호주는 화석 연료의 완전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퇴출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원책이 도출될 수 있도록 단호하고 투명하게 COP를 이끌며 국제적 의무에 걸맞는 기후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두 국가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며 총회 전부터 후에 이르기까지 포용력 있고 활짝 열린 COP를 만들 책임이 있다. 속도와 규모를 높여 기후정책을 추진하는 중심에는 선주민의 직접 경험과 지혜, 기후 피해 공동체, 여성, 어린이와 청년 세대, 아프리카계,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 노동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특히 호주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위기 앞에 누구보다 존립의 위기를 겪고 있는 태평양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그들의 필요와 우선순위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해리슨 자문위원은 “결정문 타결을 위해 만장일치가 요구되는 COP에서 최종 결정이 여러 입장의 최소공배수로 수렴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콜롬비아가 내년 4월 네덜란드와 함께 화석연료로부터의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첫 번째 국제 회의를 주최하기로 발표하며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테두리 바깥에서 새 구상안이 발표되는 희망도 있었다.”라고 전하며, “이 자리에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탈피하고 ’신속하고 공정하며 재정이 충분히 뒷받침되는’ 전환으로 노동자와 공동체를 보호하려는 국가들이 모일 예정이다. 이는 이번 총회를 주재한 브라질이 과학과 포용성에 근거해 마련해 오기로 한 화석 연료 전환 구상과 산림 벌채 종식안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앰네스티는 앞으로 두 구상안의 논의 과정도 주시하며 각국의 인권 의무가 논의의 중심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