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EP는 기후권 및 인권 보장을 위하여 어렵게 쟁취한 일련의 보호조치를 후퇴시키는 유럽연합 지속가능성 규제 간소화 패키지인 옴니버스I을 가결, 승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브 게디Eve Geddie 국제앰네스티 유럽기구 사무소장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스트라스부르 의사당 동계 휴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성급하게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하는 옴니버스I 패키지를 통과시켰다. 가결된 패키지는 기후권과 인권을 수호하는 데 필수적인 여러 안전장치를 훼손하는 정책들로 이루어져, 인간과 지구에 보호조치가 절실한 이때 오히려 그 필요를 저버린다.
유럽연합은 실사 의무를 초대형 기업에만 한정하여 부과함으로써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을 중대한 책무로부터 면제해 준다. 이는 노동자, 공동체, 생태계가 적절하게 보호 받지 못하게 하는 조치로, 기업의 이득이 인권보다 우선이라는 우려스러운 입장을 대표한다.
이번 후퇴는 규제 철폐의 일환으로, 업계의 막강한 실세들이 벌여온 맹렬한 로비와 미국발 압력을 비롯한 외부 입김이 작용한 결과이다. 의결 과정도 졸속이고 불투명했는데, 이는 시민사회, 경제학자, 유엔, 나아가 유럽옴부즈맨 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진영의 비판을 무시한 처사일 뿐만 아니라, 대다수 유럽인이 인권과 환경 보호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명백한 여론마저 거스르는 행보이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자국법에 이 완화된 규제들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핵심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보호조치를 개선하고, 피해자의 사법접근성을 보장하고, 기업책무의 더한 축소를 시급히 막아내기 위하여 가용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야 한다. 다른 규제 완화 패키지들이 승인 대기 중인 현실을 고려할 때 이는 더욱 긴급한 문제다. 각 회원국은 규제 조치를 활용하여 사업체들이 반드시 공동체의 번영에 기여하도록 할 기회를 결코 낭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와 지구의 미래가 바로 그 기회의 활용에 달려있다.”
배경
옴니버스I 규제 완화 패키지는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 유럽연합분류체계규제EU Taxonomy Regulation, 그리고 불과 작년에 채택된 기념비적인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CSDDD)등 유럽그린딜법의 핵심 법령들에 대한 재검토를 초래한다.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은 유럽연합 단일 시장 전체를 적용 범위로 하여 대기업이 자사 활동이 인권과 환경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식별하고 예방하고 감소시키도록 법적으로 규정한 최초의 의무실사법이었다.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과 같은 법령은 유럽연합이 2050년까지 첫 번째 기후중립대륙이 되겠다는 목표에 보다 근접하도록 고안되었다.
그러나 2025년 2월 26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가 옴니버스I 제안서를 제출함으로써, 기존에 합의된 안전장치의 전면적 후퇴를 촉발하였다. 오늘의 표결 이후, 최종 옴니버스 합의안은 2026년 유럽연합정상회의(유럽연합이사회European Council, EUCO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우려스럽게도, 옴니버스I을 필두로 하여 여러 유사한 패키지가 뒤따를 전망이다. 추가적 규제완화 제안들이 이미 논의되고 있다. 지난달 앰네스티는 디지털 옴니버스 제안과 옴니버스 제안이 디지털권리 보장 책무에 가할 타격에 대하여 우려를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