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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26.06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교복 대신 작업복을 입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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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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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26.06

 

건설 현장에서 양동이와 삽을 들고 이동하는 아동

건설 현장에서 노동하는 아동. 아동노동은 강제노동, 인신매매, 착취와 같은 심각한 인권침해와 연결될 수 있다. © Tinnakorn jorruang / Shutterstock

6월 12일, 아동노동을 다시 바라봐야 하는 이유

매년 6월 12일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지정한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World Day Against Child Labour)입니다. 오늘날의 아동노동은 복잡한 구조 속에서 발생합니다. 이주·난민 위기, 취약한 사회보장제도, 성인의 불안정 노동이 겹친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아동노동에 내몰리고,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아동노동의 뒤편에는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한 제도,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반복되는 빈곤과 차별이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연례보고서가 기록한 사례들은 아동노동이 왜 단순한 노동 문제를 넘어선 인권의 문제인지 보여줍니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에 갇힌 아이들

아동노동은 이제 공장이나 농장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캄보디아 전역의 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에서 노예화, 인신매매, 강제노동, 아동노동, 고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아동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폭력과 고문의 위협 속에서 노동을 강요당했고, 외부와 단절된 채 범죄단지 안에 감금되었습니다.

일부 피해자들은 국경을 넘도록 강요된 뒤 범죄단지에 팔려갔고, 이후 범죄 조직의 통제 아래 이동을 제한당한 채 사실상 노예 상태로 착취당했습니다.

이 사례는 국가의 단속과 피해자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동들이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감금이 결합된 조직적 착취 구조에 노출된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입니다.

 

캄보디아의 농경지 사이에 위치한 대규모 스캠 범죄단지를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

캄보디아의 한 스캠 범죄단지 전경. 국제앰네스티는 이 같은 시설에서 인신매매, 강제노동, 고문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 Amnesty International

 

로힝야 난민 캠프: 난민 위기 속에서 더 커지는 착취의 위험

분쟁과 강제이주는 아이들을 가장 취약한 상황으로 밀어 넣습니다. 미얀마에서 오랜 기간 차별과 폭력을 피해 방글라데시 난민캠프로 피신한 로힝야 공동체는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제앰네스티 연례보고서는 방글라데시의 로힝야 난민들이 인도적 지원 삭감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기록했습니다. 지원이 줄어들면서 식량 부족과 열악한 주거 환경, 교육과 의료 접근 제한이 더욱 심화됐습니다. 지원 부족과 교육 기회의 상실은 아동노동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듭니다. 아이들이 학교 대신 생계를 위한 노동에 내몰리거나 각종 착취의 대상이 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미얀마 라카인주에서는 로힝야 아동들이 군부와 무장세력에 의해 강제노동에 동원되거나 무장조직에 강제 모집될 위험에 놓였습니다.

난민 아동에게 아동노동과 착취는 단순한 생계 문제가 아닙니다. 교육과 보호 체계가 무너지고 안전한 생활 기반이 사라질 때, 아이들은 노동 착취와 강제모집, 폭력의 위험에 더욱 쉽게 노출됩니다. 지원의 공백은 곧 권리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의 비포장 도로를 걸어가는 주민들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의 모습. 난민과 강제이주 상황은 아동이 교육과 보호를 받지 못하고 노동에 내몰릴 위험을 높인다. © Reza Shahriar Rahman / Amnesty

 

르완다: 성인의 불안정한 노동이 아이들을 일터로 밀어낼 때

아동노동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호자의 노동 환경이 불안정하고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하지 않을수록 아이들이 생계 부담을 떠안을 위험도 커집니다.

르완다에 대해 UN 극빈과 인권 특별보고관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부의 강한 공약에도 불구하고 노동권 보호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는 적정 최저임금의 부재, 높은 비공식 고용, 노동규제 집행 부족, 그리고 지속적인 아동노동 사용이 포함됩니다.

이 사례는 아동노동을 끝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아이를 일터에서 빼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가족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어른에게 안전하고 정당한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노동권을 보호하는 제도와 감독이 실제로 작동해야 합니다.

아동노동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성인의 노동권이 보호되지 않는 사회에서 아이들의 권리 역시 함께 흔들립니다.

 

르완다의 농경지에서 큰 곡물 자루를 머리에 이고 서 있는 어린 소녀

르완다의 한 농경지에서 무거운 곡물 자루를 운반하는 어린 소녀. 아동노동은 교육권과 건강권을 포함한 다양한 아동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 Vadim_N / Shutterstock

 

아동노동, 왜 권리의 문제인가

캄보디아의 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에서, 로힝야 난민이 놓인 강제노동과 강제모집의 위험 속에서, 르완다의 불안정한 노동 구조 속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하나입니다.아이들이 노동과 착취의 현장으로 밀려나는 이유는 아이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동노동을 끝내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일터로 밀어내는 인권침해의 사슬을 끊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첫째, 모든 아이가 안전하게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난민 아동과 취약계층 아동도 일터가 아닌 학교에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위기 상황에서도 가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사회보장제도가 작동해야 합니다. 재난과 분쟁, 경제위기가 곧바로 아이들의 노동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셋째, 성인에게 안전하고 정당한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부모와 보호자가 적정한 임금과 노동권을 보장받을 때 아이들이 생계의 책임을 떠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넷째, 정부와 기업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아동노동을 방지할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범죄단지와 비공식 노동시장, 공급망 안에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착취를 조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며, 피해자를 보호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6월 12일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 우리는 묻습니다. 아이들은 왜 여전히 일터와 착취의 현장으로 밀려나는지. 아동노동은 혼자 오지 않습니다. 인신매매, 강제노동, 난민 위기, 노동권 침해, 빈곤, 제도적 방치와 함께 찾아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 인권침해 현장을 조사하고 기록하며, 정부와 기업이 책임을 다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일터가 아닌 학교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노동을 낳는 구조적 원인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계의 책임이 아니라 배우고 쉬며 안전하게 성장할 권리입니다. 모든 아이가 교실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국제앰네스티의 활동에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