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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42026.08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한국: 후기 임신중지 여성 무죄·의료진 유죄… 정부가 방치한 제도 공백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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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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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042026.08

한국: 후기 임신중지 여성 무죄·의료진 유죄… 정부가 방치한 제도 공백 드러내  

 

 

국제앰네스티는 23일 서울고등법원이 후기 임신중지를 한 당사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시술에 관여한 의료진에 대한 유죄 판결을 유지한 데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번 판결은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를 보장할 법적·제도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진에게 형사책임을 물은 것으로, 한국 사회에서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여전히 제도적으로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인권법 및 기준에 따르면 임신중지는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이자 인권의 문제이며, 임신중지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제공한 사람, 또는 이를 지원한 사람을 형사처벌해서는 안 된다.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의료진을 처벌하는 것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축시키고,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 예방 가능한 산모 사망과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

한국 정부는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고, 임신중지 서비스의 제공과 접근에 관한 명확한 법적·제도적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특히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모자보건법」을 즉시 개정해야 한다.

조희경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판결은 당사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정부가 방치한 제도 공백의 부담은 여전히 의료진에게 전가했다. 개인이 언제, 어떻게 아이를 가질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재생산 건강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신체적 완전성을 보장하는 핵심 권리다. 나아가 자신의 신체와 성, 재생산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성평등과 경제적·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모든 여성은 최신의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누구도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 정부는 더 이상 제도적 공백을 방치해서는 안 되며,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보장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2026년 7월 23일

 

배경

2026년 7월 23일, 서울고등법원은 후기 임신중지 시술을 받은 혐의로 살인죄로 기소된 당사자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시술을 집도한 의사에 대해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병원장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150만 원, 추징금 900만 원을 선고했다.

2024년 6월, 임신 후기였던 20대 여성 권모 씨는 임신 34~36주 무렵 인천의 한 산부인과에서 임신중지 시술을 받은 뒤, 그 과정과 심경을 담은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게시했다.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보건복지부는 경찰에 사건 조사를 의뢰하며 “엄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이후 2026년 1월 검찰은 임신중지를 한 여성과 시술을 집도한 의사, 병원장, 브로커 등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2026년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여성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시술을 집도한 의사는 징역 4년, 병원장은 징역 6년과 벌금 150만 원, 추징금 11억 5천만 원을 선고받았으며, 브로커들에게도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다.

2019년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20년 말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회가 기한 내 개선입법을 하지 않으면서 낙태죄 조항은 2021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했다. 이후 ‘낙태죄’는 공식 폐지되었지만, 이를 대체할 의료 및 보건 체계에 관한 법적·제도적 기준은 마련되지 않아 7년째 제도적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