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온라인 아동안전 특별 전문가 패널’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일괄 금지하는 대신, 플랫폼의 유해한 설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권고를 아동·청소년 디지털 안전 논의의 방향을 ‘이용 금지’에서 ‘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으로 전환한 긍정적인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가 아동의 온라인 안전을 위한 권리 기반 접근법을 마련하고자 구성한 이 전문가 패널은, 나이가 비교적 많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이용 금지를 거부했습니다. 대신 13세를 초과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이용 금지 조치를 도입하더라도, 이는 지속적인 평가를 전제로 한 일시적인 조치로만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패널의 권고안이 발표됨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이를 향후 유럽의 온라인 아동안전 정책 수립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국제앰네스티 아동·청소년 디지털 권리 연구원 겸 자문관 리사 디트머는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디트머 연구원은 아동의 발달 단계에 따른 역량과, 자신의 온라인 환경을 스스로 형성하고자 하는 아동의 의지와 권리를 인정하는 연령 적합 설계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시민사회단체와 독립 연구자뿐 아니라 아동 당사자 역시, 플랫폼의 위험 완화 조치와 안전한 플랫폼의 기준을 판단하는 규제 평가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025년 호주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법률을 도입했으며, 유럽 각국에서도 유사한 제한 조치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의회는 15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고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2026년 9월부터 신규 계정 생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시행되며, 기존 계정에 대해서는 2027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다만 EU 집행위원회는 프랑스 정부에 해당 법안이 기존 EU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는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근본적인 알고리즘과 중독성 있는 기능을 바꾸도록 요구하지 않는 금지 조치만으로는, 연령 확인을 우회하는 아동이나 성인이 여전히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 아동권리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일괄적으로 금지하기보다, 아동·청소년이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의 유해한 설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 metamorworks / Shutterstock
국제앰네스티는 EU 기관과 회원국이 강력하고 통일된 디지털 규제 체계 구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디지털서비스법(DSA), 인공지능법(AI Act), 그리고 제정을 앞둔 디지털공정성법(Digital Fairness Act)이 실효성 있게 이행되어야 합니다.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술기업의 유해한 설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정부와 기업이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활동이 필요합니다.